STORYNEW BOLD 메이킹 스토리

GNGR
2022-04-21
조회수 1735


WORKERS BOLD SECOND VER.

Making Story





  매장을 운영하며 손님을 대면하는 브랜드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의 피드백이 직접적이라는 점이다. 사장님에게 하는 피드백이 아닌 같이 온 친구에게 하는 첫 마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내가 오프라인 운영을 놓지 못하는 이유도 이 첫 마디를 직접 듣고 싶어서다.



GINGER HOUSE (진저아이웨어 쇼룸)


  재작년 론칭한 워커즈 볼드가 인기를 끈 덕에 매장 방문 대부분의 고객이 해당 제품을 찾아 방문했다. 워커즈 볼드는 렌즈가 작고 코받침이 있는 뿔테를 찾는 사람에겐 더없이 좋은 정답이다. 하지만 호불호가 꽤 명확한 편이다.


 불호의 예를 들어보자면, 다소 두꺼운 라인의 전면 디자인이 눈을 답답해 보이게 만든다거나 썼을 때 시야를 가리는 점이 불편해서, 혹은 그냥 웃겨서다. 들었던 가장 재미난 첫 마디는 "헐, 나 이거 공부 잘하는 초딩같지 않아?" 였다. 안경이 작다 보니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서 혼자 터지고 말았다.


WORKERS BOLD | BAKER (위) LOVER (아래)



 세상에 '물건'을 하나 만들어 내놓는 직업을 가진 나로서는 어떤 예술가적 영감에 의한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든다기보단, 이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 때 제품을 만들어내는 편이다. 와중에 이러한 피드백들이 쌓였다면 다음 안경이 무엇이 나오게 될까.


BOLD 2의 목업과 샘플


  썼을 때 웃긴 안경은 (의도치 않았지만) 이미 있는 것 같으니, 웃기지 않은 안경을 두고 싶었다. 그렇다고 진저의 색에서 벗어나는 건 절대 아니고. 진저에서 추구하는 사이즈 밸런스 안에서 더 대중적으로 말이다. 볼드를 써보러 온 친구가 데려온 친구까지 맘에 들 수 있는! 그렇게 WORKERS BOLD SECOND VER.의 초안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BOLD 2의 목업과 샘플


BOLD 2의 목업과 샘플


'렌즈 사이즈가 조금 커야 할 것 같아,

그렇다고 안경의 사이즈를 전부 키울 순 없어.

BOLD 1과 차이를 두려면

소재도, 결합방식도 좀 달랐으면 해.'


BOLD 2의 아세테이트 시트 선정



'뿔테라는 소재에서 오는 두께감을 살리고 싶어,

그래야 견고하지.

그렇다면 옆면에서 살리자.'



BOLD 2의 Perspective view



그렇게 겨우내 목업을 만들고, 도면을 바꾸고, 샘플을 여러 번 확인했다. 내가 직접 써보고, 친구들도 씌워보고, 매장에 들른 손님들의 피드백도 받는다.

 

각인이 없는 최종 샘플


Baker light - black


Baker light - black


Oddy - black



각인이 없는 최종 샘플



  기획부터 하면 약 12개월로 생각보다 길었던 제작 기간, 2022년 봄 드디어 BOLD 2의 진짜 최종 버전이 완성되었다. 개인적인 욕심이라고 할 수 있었던 컬러 각인이 들어가니 비로소 완벽해진 디테일이다.


Colour 각인

Model: Baker light, Oddy, Hanky


Colour 각인



 무엇이 달라졌는지, 만든 이가 어디에 초점을 두었는지 두 개의 안경을 놓고 보면 뚜렷이 보인다.


BAKER BOLD (위), BAKER Light (아래)


  BAKER 모델의 경우, BOLD에서 렌즈 쉐입각을 그대로 살려 말 그대로 light 해진 'BAKER Light'가 되었다. 렌즈 가로 사이즈만 보자면 40mm에서 44mm로 늘어났는데, 사진을 보면 늘어난 숫자만큼 비례해서 커 보이진 않을 것이다. 테의 두께가 얇기 때문이다.


BAKER BOLD (위), BAKER Light (아래)


보통 안경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렌즈 가로 사이즈는 44~46mm로 소비자들도 이에 익숙해져 있지만, 기존 WORKERS BOLD는 40mm라는 다소 생소한 사이즈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걸로 안다.


 후기들을 찾아보다 보면 '40은 솔직히 어떻게 쓰나요..', '여성분이나 얼굴 작은 남성분만 쓰세요..'라는 글들. 막상 써보면 정말 예쁜데 제작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BOLD 2의 출시로 "드디어 진저에서 쓸 수 있는 거 생겼다!"라는 후기가 나오길.


LOVER BOLD (위), Hanky (아래)


 버전 업이 아닌 BOLD 2 (세컨드 버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사이즈로 보나 컬러로 보나 더 대중적인 범위를 아우르기 때문이다. 다만 재질 면에서는 버전 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이탈리아 생산의 아세테이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자외선 아래 변형이 적고 텐션감이 높으며 특유의 쫀득한 특징을 느낄 수 있다.


 또 전체 경첩 이음새 모두 리벳을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전면에 리벳이 들어가는 디자인을 선호하지 않아 초기에는 리벳이 없었지만, 얇기에 다소 밋밋할 수 있는 프레임 디자인에 디테일이 생겨 훨씬 나아진 느낌이다.


Hanky - black



 진저아이웨어가 작은 안경의 선택지가 되길 바랐던 마음으로, 이번 새로운 볼드는 얇은 뿔테의 선택지가 되기를 바란다. 눈이 크거나 쌍꺼풀이 짙은 사람들의 선택지, 메탈테의 깔끔하고 단정한 무드를 뿔테에서 내고 싶은 사람들의 후보군, 기존 볼드라인의 테가 눈에 보이는 게 싫었던 사람들에겐 반가운 소식으로 말이다.


 사실 이 모든 걸 무시하더라도 그냥 내 얼굴에 어울리는 안경, 그리고 내 물건들과도 잘 어울리는 안경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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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STUDIO GNGR (@studiogng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