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MAGAZINE 주부생활 (2023년 11월호) 인터뷰

GINGER EYEWEAR
2023-10-25
조회수 396


<주부생활> 매거진 2023년 11월호에

진저아이웨어 이가영 대표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진저아이웨어의 이야기 찬찬히 읽어보세요 :)






     특유의 알싸한 맛과 강렬한 향 덕에 많은 요리에 향신료로 쓰이는 생강.

     진저아이웨어는 뚜렷한 개성을 지녔지만 어떠한 음식에도 잘 어우러지는 생강처럼 독특하면서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안경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6년 동안 안경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며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해온 진저아이웨어의 이가영 대표가 전하는 변하지 않는 진심에 대하여.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고 관련 분야에서 일하다 안경을 만들기 시작했다고요?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가구 일을 하면서 내 브랜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대학생 때 1년 정도 아르바이트 삼아 안경 브랜드에서 일했는데 진짜 재미있었거든요. 안경과 가구가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고요. 가구 디자인의 꽃이라 불리는 의자는 기본적으로 앉는 기능을 지니고 있잖아요. 안경도 무조건 얼굴에 써야 하기에 형태를 크게 바꿀 수 없죠. 둘 다 정해진 틀 안에서 미묘한 차이로 디자인을 만들어내요.

신체와 바로 붙어 있는 물건들을 디자인하다 보면 사람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니 더 재미를 느꼈어요. 가구는 부피도 크고, 의자 하나만 해도 만드는 데 6개월이 넘게 걸리지만 그에 비해 안경은 부담이 덜하고요.



     생강이라는 식재료를 브랜드 이름에 반영한 점도 독특해요. 브랜드를 만들기에 앞서 안경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내려봤어요. 그냥 보기에는 튈 수 있어도 결국 얼굴에 썼을 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 안경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죠. 쓰는 사람의 분위기와 잘 맞는 안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생강도 개성과 존재감이 뚜렷하지만, 음식에 들어갔을 때는 제 역할을 할 뿐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잖아요.




     조용하게, 하지만 존재감은 강렬히

     이제 사람들은 안경을 사며 어울려요?” 묻는 대신 난 이게 마음에 들어요” 하고 서슴없이 집어 든다. 이가영 대표는 변화를 좇기보다는 부추기는 쪽에 가깝다. 그가 만드는 진저아이웨어가 점점 더 눈에 띄는 이유는 뚜렷하다.




     디자인, 제작, 마케팅, 유통 등 전 과정을 혼자서 도맡고 있어요. 디자인 외에는 모두 브랜드를 이끌며 처음 경험한 일이죠? 처음에는 너무 큰 스트레스였어요.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내가 좋아하는 70%와 싫어도 해야 하는 30%가 무조건 따른대요. 정말 어렵고 배우기도 싫지만 나밖에 없으니 누가 하겠어요. 대신 잘하는 것, 재미있는 것을 더 열심히 하자 싶어요. 안경 시장은 안경원 위주로 폐쇄적이어서 유통이 가장 어려웠어요. 실제로 들어가 부딪히면서 배웠죠.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나름의 방법도 생겼겠어요. 능력을 다해 보여주는 것이 단 하나의 방법이더라고요. 내가 잘하는 걸 더 열심히 해서 무기가 되면 업계의 룰은 지키되 나만의 방식을 만들어도 괜찮겠다 생각했어요. 외면받을 수도 있었지만 운이 좋았죠. 내가 만든 안경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디자인이 별로면 어떤 마케팅을 하든 고객에게 와닿지 않을 거예요. 안경 브랜드는 안경으로 말하는 게 맞잖아요.



     진저아이웨어가 추구하는 안경은 무엇인가요?

저도 디자인을 공부하기 이전에는 그저 가벼운 안경을 찾았어요. 사람들은 보통 자신을 표현하는 물건으로 주위를 채우고 싶어 하잖아요. 안경도 옷이나 가방, 신발처럼 자신의 취향에 맞춰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물건이었으면 해요.

시력이 좋은 사람도 선글라스든 노안 문제든 언젠가 안경을 고르는 순간이 오거든요. 고객들 대부분은 분위기, 이미지 전환용으로 저희 안경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삶에 변화를 주고 싶은 순간이 있잖아요. 그 선택지 안에 든다는 게 굉장히 뿌듯해요. 기능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안경이 사용하는 사람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도구가 되길 바라요.



     안경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구는 공간에 놓이 있는 모습을 생각하며 만들어요. 안경도 그냥 두면 오브제에 지나지 않죠, 저는 안경을 쓸 때의 분위기와 상황을 고려해서 디자인해요.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이 안경을 쓰고, 어떻게 소화해낼지 상상해보는 거죠. 실제로 고객들에게 각진 얼굴형에 둥근 안경을 권하는 식이 아니라 각자 풍기는 이미지에 맞춰 추천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습관처럼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관찰해요. 이런 사람들은 어느 동네를 가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저런 사람들은 무슨 브랜드의 제품을 좋아하고 소비하는지 보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죠.



     진저아이웨어도 어느덧 6년 차네요.

     그간 인상적이었던 경험이나 잊지 못할 후기가 있다면요?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은데, 내가 만든 안경을 쓴 고객을 밖에서 보는 게 꿈이었어요. 초반에는 정말 보기 어려웠지만 요즘은 마주치는 빈도가 잦아졌어요. 더 감동적인 순간은 좋아하는 공간에서 고객을 만났을 때예요. 그 사람이 입은 옷이나 걸음걸이, 함께 있는 친구까지 내가 상상했던 분위기이면 정말 행복해요. 안경이 얼굴에 쓰고 다니는 제품이기에 가능한 일이죠.



     취향이 더욱 정교하게 세분화되면서 소비자의 수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요. 요즘 소비자 특징이나 성향을 실감한 적이 있나요? 6년 전만 해도 누구나 안경을 써보고는 "어때요? 어울리나요?”라고 물어봤어요. 요즘은 "나 이게 괜찮은데?” 하면서 고르더라고요. 확실히 자기 주관이 강해졌고, 특히 주저하는 경향이 많이 사라졌어요. 웬만하면 안경을 벗는 게 낫다는 인식도 바뀌었고요. 그 덕에 안경 디자인은 더 다양해졌죠. 또 고유의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를 선호해요. 다만 가짜 이야기는 당장은 통해도 오래가기는 힘들어요. 고객들은 다 알거든요. 저도 진실한 이야기만 말하고자 해요. 우리 이야기를 계속해서 발굴하는 게 더 중요한 듯해요.



     룸 스프레이, 마시는 차 등 '진저 시그너처'로 복합적 •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요. 형태가 분명한 안경을 넘어 향이나 맛 등 무형의 영역으로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네요. 결국 고객에게 안경을 잘 소개하기 위함이에요. 안경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높다 보니 부담 없이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은 거죠. 사람들이 안경을 보고 바로 사지는 않거든요. 비교하는 과정,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우선 좋은 기억이 남아야 해요. 왜 소개팅에 나가면 호감을 사려고 노력하잖아요. 고객이 지금 당장 사지 않더라도 기분 좋게 나갈 수 있도록 잘 보이고 싶은 거죠.

그러니까 결국에는 내 안경, 내 새끼들을 잘 보여주고 싶어서예요.



     최근에는 <WAY OF THINK>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죠. 여전히 "왜 진저아이웨어예요?”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었어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직접 고객들도 만나고요. 구매 목적이 아니라 전시를 보러 간다는 생각으로 브랜드를 경험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죠.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나 제 인터뷰 영상, 여태까지 해온 안경에 대한 아카이브 등으로 꾸렸어요.

고객들도 '이런 생각에서 출발해 이런 결과물이 나왔구나' 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대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나요?

무인양품을 정말 좋아해요. 품목도 많은데,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전달하죠. 공간과 제품에서도 그게 느껴져요. 트렌드와 상관없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전해요. '나는 잘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게 하고요. 작은 브랜드일수록 뚝심이 있어야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적한 동네에 자리한 쇼룸, 소소한 하루를 담아낸 콘텐츠, 나의 안경을 찾아보는 심리 테스트나 안경 생활 팁까지 단순한 안경 브랜드가 아닌 친구 같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꿈꾸는 듯 보여요.

이 질문 자체가 진저아이웨어의 지향점이에요. 안경을 삶으로 끌어들이는 것. 안정이라는 물건이 각자의 삶 속에서 중요한 무언가가 됐으면 해요. 뚝심 있게 오래도록 하고 싶어요.




november 2023 에디터 전혜라 포토그래퍼 오다빈